고린도후서 소개
저자와 수신자
바울(파울로스)과 "형제 디모데"가 함께 보내는 이로 명시되어 있으며(1:1), 수신자는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에클레시아(불러내신-공동체)와 온 아가야에 있는 모든 거룩한 이들"이다(1:1). 전서의 수신 범위가 고린도 에클레시아에 한정된 것에 비하여, 후서는 아가야 지역 전체의 거룩한 이들을 포함한다.
저작 시기와 장소
바울이 세 번째 선교 여행 중 마게도니아에서 기록하였다. 전서를 에베소에서 보낸 뒤, 바울은 에베소를 떠나 드로아를 거쳐 마게도니아로 건너갔고(2:12-13), 그곳에서 디도를 만나 고린도 에클레시아의 반응 소식을 듣고 이 서신을 썼다(7:5-7). 시기는 전서보다 약 1년 뒤인 서기 55-56년경으로 추정된다.
기록 배경: 전서와 후서 사이에 일어난 일들
전서를 보낸 뒤 바울과 고린도 에클레시아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였다. 그 경과를 후서 본문 자체에서 추적할 수 있다.
첫째, 바울이 고린도를 "슬픔 가운데" 방문하였다(2:1). 이 방문에서 바울은 누군가에게 심한 모욕을 당하였고, 에클레시아는 이를 방관하였다.
둘째, 바울은 직접 가는 대신 "많은 눈물로" 편지를 썼다(2:4). 이 "눈물의 편지"는 현존하는 전서나 후서와 별개의 서신으로, 고린도 에클레시아에게 잘못을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셋째, 바울은 이 편지를 디도 편에 보내고 고린도의 반응을 기다렸다. 드로아에서 디도를 만나지 못하여 영(프뉴마)에 안식을 얻지 못한 채 마게도니아로 건너갔고(2:13), 거기서 마침내 디도를 만나 고린도가 회개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7:6-7).
넷째, 이 기쁜 소식을 배경으로 후서를 기록하되, 동시에 고린도에 침투한 거짓 사도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기록 동기
후서의 기록 동기는 전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서가 에클레시아 내부의 구체적 문제들에 대한 답변이었다면, 후서는 바울의 사도직 자체가 공격받는 상황에서의 변호와 화해이다. 고린도에 들어온 "거짓 사도들, 속이는 일꾼들"(11:13)이 바울의 권위를 훼손하고, 자신들을 "뛰어난 사도들"(11:5)이라 내세우며 에클레시아를 흔들고 있었다. 바울은 이들에 맞서 자신의 사도적 정당성을 변호하면서, 동시에 회개한 에클레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예루살렘을 위한 모금을 완수하도록 권면해야 했다.
내용 구조
1:1-11: 인사와 위로. 모든 위로의 하나님께서 환난 가운데 위로하심을 선포한다. 바울이 아시아에서 겪은 극심한 고난을 언급한다.
1:12-2:13: 방문 계획의 변경과 해명. 바울이 약속한 방문을 연기한 것이 가벼움 때문이 아니라, 슬픔 가운데 다시 가지 않으려 한 것임을 밝힌다. 잘못을 저지른 자를 용서하고 위로할 것을 권면한다.
2:14-7:4: 새 언약의 사역. 바울 서신 중 가장 깊은 신학적 구간 가운데 하나이다. 문자는 죽이나 영(프뉴마)은 살린다는 선언(3:6), 모세의 얼굴 위의 수건과 주의 영(프뉴마)에 의한 변화(3:15-18), 질그릇 안의 보배(4:7), 땅의 장막이 무너지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있음(5:1), 메시아(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창조(5:17), 화해의 사역(5:18-20) 등 핵심적 선언들이 집중되어 있다.
7:5-16: 디도의 보고와 기쁨. 마게도니아에서 디도를 만나 고린도의 회개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이전의 슬픈 편지가 후회가 아니라 하나님을 따르는 슬픔으로 회개에 이르게 한 것임을 확인한다.
8-9장: 예루살렘 거룩한 이들을 위한 모금. 마게도니아 에클레시아들의 넘치는 관대함을 본보기로 제시하고, 기쁨으로 주는 자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심을 선포한다(9:7). 이 모금은 전서 16장에서 이미 지시한 것의 완수를 촉구하는 것이다.
10-13장: 바울의 사도적 권위 변호. 서신의 어조가 급격히 변하며, 거짓 사도들에 대한 직접적 대결이 시작된다. 바울은 "어리석은 자랑"(11:1, 21)이라 하면서 자신의 고난 목록을 열거하고(11:23-28), 셋째 하늘까지 들림받은 경험을 밝히며(12:2-4), 육체(사르크스)의 가시를 통하여 "나의 은혜(하리스)가 네게 충분하다, 이는 나의 능력이 약함에서 온전해지기 때문이다"(12:9)라는 주의 말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방문을 예고하며 자기 시험과 서로의 인사로 끝맺는다.
고린도후서의 특성
후서는 바울 서신 중 가장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서신이다. 전서가 질서정연한 문제 해결의 구조를 가진다면, 후서는 바울의 격렬한 감정이 본문 전체를 관통한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애정, 자기 비하와 권위 주장이 교차하며, 바울이라는 인물의 내면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서신이다.
신학적으로는 새 언약 사역의 본질(3장), 새로운 창조의 선언(5:17), 약함 속의 능력 원리(12:9-10)가 후서의 고유한 기여이며, 이것들은 다른 바울 서신에서는 이 정도의 깊이로 전개되지 않는다.
전서와의 대비
전서는 에베소에서, 후서는 마게도니아에서 기록되었다. 전서는 에클레시아가 바울에게 보낸 질의에 대한 체계적 답변이고, 후서는 바울과 에클레시아 사이의 위기를 거친 뒤의 화해와 변호이다. 전서의 어조가 가르치는 자의 권위 있는 지시라면, 후서의 어조는 상처받은 아버지의 호소와 변호이다. 전서가 다루는 주제는 분열, 음행, 결혼, 우상 제물, 은사, 부활 등 교리적·실제적 문제들이고, 후서가 다루는 핵심은 사도직의 본질, 고난과 위로, 새 언약의 영광, 거짓 사도들과의 대결이다.